01410 엔터 뚜띠디리딩 지이익~~~~ 모니터 뒷편에 비춰지는 파란화면 하얀색 글자 사는 곳도 다르고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과 관심사가 같다는 이유로 친밀감을 느끼고, 지금의 지식인처럼 궁금함을 글로 올리면 수 많은 사람들의 답변을 받던 정말 신기했던 하이텔..
94년 군대를 제대하고, 무엇을 해야 먹고 살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에게 하이텔은 새로운 경험을 전해줬다. 대학을 중퇴한 나에게는 원하는 회사를 간다는 것은 불가능의 도전이였고, 마땅한 기술이 없던 나에게는 첫발을 거부하는 냉정한 사회였다. 저 세상 속에서 나를 알리고 터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의 나날을 보내던 나에게 타자기 같이 생긴 요상한 물건이 주어졌고, 전화선만 연결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파란색 화면의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의 인터넷에 비하면 정말 초라한 서비스였지만 그 시절 나에게는 머리속의 구조를 바꾸어 버릴만큼 혁명적인 서비스였다.
저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하이텔 매킨토시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그 당시 국내에 보급되는 매킨토시가 독점 기업에 의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출판 시스템이 매킨토시로 변경되던 시절이였고, 대학 디자인 학과에서 기본적으로 매킨토시를 선택하던 시절이였다.
매킨토시를 수입해서 하이텔 매킨토시 동호회 회원들에게 판매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판매할 방법을 찾기위해 여러가지 정보를 찾게되었다. 그 중 발견한 것은 수입대행 업체 4명 밖에 없는 소규모 업체였지만, 마인드 하나 만은 지금의 벤처 이상이였다. 냉큼 입사한 나는 매킨토시 수입판매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었으니, 단가 자체가 워낙에 높던 매킨토시라 무조건 수입해서 팔려면 너무도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자금이 부족한 우리는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지금 생각해도 황당한 판매방법을 도입하게 되었다. 판매가는 국내 독점업체였던 앨렉스의 절반가에 판매하고 그 대신 소비자에게 판매가 70%를 먼저 입금받고 15일 후 납품하는 무척이나 황당한 판매방법이였다.
판매를 개시한 후 예상밖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 동안 엘렉스의 불친절과 너무도 높은 판매금액에 질려있던 사용자들은 우리를 선택했고, 초반부터 우리는 질주할 수 있었다. 우리는 24시간 상담을 받았으며, 새벽에 원하면 납품 및 A/S를 해주었다. 열심히 한 덕일까?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에 엘렉스 다음으로 판매량이 높아졌으며, 대다수의 주변기기 총판업체의 지원을 받게되었다.
그렇게 몇달이 흐르자, 엘렉스는 우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국내에는 4종류의 매킨토시 관련잡지가 있었는데 그 잡지 모두에 엘렉스의 지분이 있었고, 그들은 압박하여 잡지광고를 못하게 했으며, 우리가 한글관련 소프트를 불법으로 제공한다며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협박에 밀려 쓰러질듯 했지만, 우리의 친절함과 저렴한 가격덕택에 소비자들의 구매는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그덕에 엘렉스의 협박을 이겨내고 나름 자리를 잡게되었다.
덧붙임 : 그 당시 주력 매킨토시는 파워PC 시리즈 였으며, 첫 매킨토시 클론이 판매되던 시절이였다. 상대방을 부를 때 극존칭인 님을 꼭 붙어야 했으며, 얼굴을 보고있지 않지만, 지금의 악플은 없었다. 그 당시 활동하던 사람들 중 몇분은 유명한 게임사에 사장이나 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들과 느낌을 다시금 받고싶다. 지금의 인터넷은 별로 특별한게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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